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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지망생 알리샤(레오노르 발팅)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지 4년째. 알리샤를 짝사랑하던 베니그노(하미에르 카마라)는 간호사가 돼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여행잡지 기자 마르코(다리오 그란티네티)와 여자 투우사 리디아(로사리오 플로레스)는 서로 실연의 아픔을 딛고 사랑에 빠지지만 리디아는 투우장에서 소의 공격을 받고 식물인간이 된다.
병원에서 조우한 베니그노와 마르코는 서로의 처지에 깊은 공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스페인 출신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

코마 상태에 있는 두 여성, 그리고 이들을 사랑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남자 주인공 베니그노와 마르코의 우정을 중심으로 그들의 행동과 시선,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게 만든 영화다.

'순수한' 사랑이 가능할까? 인간의 '외로움'이란 과연 떨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은 영화가 끝나는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준 만큼 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맘인데...그것을 뛰어넘는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라는 의심. 사랑이라기 보다는 집착에 가깝고...그래서 감동보다는 무기력한 답답함에 가슴이 짓눌린다면 감정이 너무 메말라서일까.

사람 사이의 '소통' 그리고 사랑과 욕망, 우정에 대한 알모도바르식 보고서. 슬픔과 외로움, 따뜻함과 위안...그러나 솔직히 난 여전히...어떤 답도 내리지 못하겠다.

갠적으로는 이 영화 후반부에 삽입된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마주르카 포고'와 '카페 뮐러' 공연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뭐랄까. 문화적인 충격임에 틀림없었다. 머리와 가슴이 저 밑바닥에서부터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사람의 몸짓이 만들어내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 숨을 죽이고 내면을 응시하게 만드는 힘. 절망과 슬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처절한 몸짓에서 발견되는 희망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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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피나 바우쉬의 공연 장면에서는 마르코가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피나 바우쉬는 무용과 연극을 통합한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장르를 개척, 현대무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소개된다. 번번이 기회를 놓쳤지만 다음에 내한한다면 반드시!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영화의 독특한 색채와 감성을 잘 살려낸 음악들. 특히 브라질 가수 카에타노 벨로소 Caetano Veloso의 'cucurucucu Paloma'....영화에 직접 등장해 노래를 들려준다. (이 곡은 영화 '해피투게더'에서도 인상적이었는데...) 카에타노 벨로소의 감미로운 연주가 흐르고...이 노래를 들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힘든 눈물을 소리없이 흘리는 마르코. 남자의 표정과 눈물이 이렇게 아름답고 처연할 수 있다니...흠...이것도 일종의 편견이겠지만.
생각난 김에 한번 더 봐야겠다. 4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본 이 영화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윤상의 5번째 앨범 [There is a man](2003)에 수록된 '어떤 사람A'의 뮤직비디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그녀에게'의 장면을 사용하고 있다. 노래의 분위기는 영화와 제법 잘 어울린다.

Posted by p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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