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 10년만의 귀환
글 / 분다 punda@ 2006.8.10

015B가 돌아왔다. 90년대 신선하고 독창적인 음악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던 실력파 그룹 015B(장호일, 정석원)가 오랜 침묵을 깨고 팬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10년만의 귀환이다.

당시 015B는 신세대의 감수성과 시대상을 반영한 노랫말, 주옥같은 멜로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편곡, 객원가수 시스템을 통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 등으로 음악 마니아들은 물론 젊은 세대들의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당시 가요계의 한 축을 서태지가 흔들었다면, 다른 한 축에는 바로 015B가 자리 잡고 있었다.

96년 세기말을 노래한 6집 'The sixth sense'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그들이 10년만인 2006년 5월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화려한 컴백 콘서트를 열었다. 이름하여 '015B Final Fantasy'. 015B의 음악에 목 말라하던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소식이었다. 015B의 음악을 듣고 자라난 팬들은 어느덧 20대 후반, 3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든 '오래된' 팬들이 되어 015B의 귀환을 (10대 못지않게) 온 몸으로 환호했다.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 멤버들을 다 외우는 일이 점점 어렵고,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에 조금씩 지쳐갈 무렵, 과거 팔팔했던 어린(!) 시절에 누구보다 뜨겁게 열광했던 문화적 우상이 '귀환'했으니 어찌 반갑지 않았을까.

본격적인 컴백 신호탄이었던 지난 5월 공연은 015B 7년간의 '역사'를 조명하고, 여전히 015B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윤종신, 이장우, 김태우, 조성민 등 015B의 객원들이 무대에 올라 팬들과 함께 종전의 히트곡을 열창하며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공연의 시작을 열었던 이장우의 '나 고마워요'는 자신들을 잊지 않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내는 015B의 헌사였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함께 울고 웃었던 뮤지션과 팬들.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함께 나눴던 음악, 추억상자 속에 곱게 담겨져 있던 기억들은 그 오랜 공백을 단숨에 건너뛰게 만들었다. 그들의 '현재'는 그렇게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5월 공연 이후 015B는 7집 녹음 작업과 동시에 8월 콘서트를 준비, 또 한 번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7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8월 2일에서 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두 번째 콘서트 '전자악단 리사이틀'은 기본적인 밴드 구성이 아닌, DJ 쿠마와의 세션으로 독특한 공연을 시도했다. 정석원의 피아노 리사이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석원은 '산타페' '성모의 눈물 For Desperado' '동부이촌동 새벽 1:40' 등 자신의 연주곡을 피아노 솔로로 새롭게 편곡해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 또한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베일에 가려져있던 7집의 새 객원 보컬들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바로 케이준, 신보경, 조유진이 그 주인공이다. 20대 초중반의 이 젊은 신인 객원들은 놀라운 가창력과 무대 매너로 단숨에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015B 멤버들과 관계자들이 오디션에서 단번에 OK를 했다고 밝힐 만큼 멋진 음색과 뛰어난 가창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여전히 감각적이고 미려한 정석원표 발라드 넘버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7집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5일간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이제 팬들은 015B의 7집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7집 앨범에는 신인 객원들 외에도 박정현, 다이나믹 듀오, 유희열, 클래지콰이의 호란, 버벌진트, 요조 등 기성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른바 각 장르에서 한 노래, 한 실력 한다는 뮤지션들이니 이번 7집에서 어떤 조합을 뿜어낼지 기대할만 하다. 게다가 멤버 정석원도 객원(?)으로 참여한다고 하니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7집 앨범의 컨셉은 힙합, R&B, 일렉트로닉이라고 한다. 2006년의 015B가 만들어낼 힙합과 R&B와 일렉트로닉은 과연? 예측 불가능하기에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다. 6집까지의 015B가 90년대의 감성을 노래했다면 이제 7집은 (015B 스스로 밝혔듯) 2000년대의 감성을 사로잡아야 한다. 음악적 내공에 세월의 깊이를 더해 한층 더 노련한 모습으로 돌아왔을 (돌아왔길!) 015B.

그들이 이번에는 어떤 음악적 시도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인가. 015B 최고의 명반이자 수작으로 꼽혔던 6집, 그 전작을 뛰어넘는 진일보한 음악으로 가요계에 한 획을 다시 한 번 그어주길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_공일오비 타운 http://town.cyworld.com/015b
* 조이씨네_http://www.joycine.com
Posted by p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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