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_21세기모노리스

 | Music
2007. 3. 2. 01: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88년도 대학가요제였던가.
그대에게-를 부르던 신해철을 보고 뽕갔더랬다.
당시 친구들은 전영록 스티커를 책상과 필통에 도배하던
시절이었지만 난 그런 연예인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애였
는데. 나름 꽃미남이던 해철에게 한방에 제대로 꽂힌거지.
(그랬던 해처리가 요즘은 도무지 --.)
그리고 드뎌 89년도에 무한궤도 1집이 나온다. 오오오-

그땐 테이프였지. A면 듣고 B면까지 다 들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정.석.원이라는 사람이 만든 노래가 내 눈과 귀와 마음을 온통 사로잡아버리는 거다.
어둠이찾아오면과 거리에서면..정석원 작곡. Piano 정석원.

그리고 90년도에 015B 1집이 나온다.
신해철과 정석원, 이 두사람은 서로 음악적 견해차를 인정하고 결별...각자의 길을 택한 것.

정석원을 보기 위해 고딩 시절 두번 라디오 공개방송을 갔더랬다.
한번은 처참하게 무너진 삼풍 백화점이었고- 또 한번은 정동극장으로 기억한다.

그 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던 모습은...내 머리속에 너무나 선명하게 박혀있다.
정석원과 그의 음악은 그렇게 내 삶의 일부가 돼 버렸다.

갑갑하고 힘들었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음악들.

2007년...17년째...

30대인 지금도 변함없이...메마르고 여유 없어진 팍팍한 인생에 위안과 휴식을 주는....

정석원 때문에 '음악'을 알게 됐고 정석원 때문에 '음악'이 너무도 하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내가 들어본) 우리나라 음반 중 최고를 꼽으라면 바로 015B 6집 The sixth sense다.
시대를 앞서간 실험적인 사운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음울한 분위기. 냉소적인 시선.
허나 위의 이유로 대중적으론 (외면당한) 실패한 앨범.

그래서 '저주받은 명반'으로 불리기도...
그래도 24만장이 팔렸다고 함...지금으로 치면 대박인데 --.

15곡 모두 빼어나지만 21세기 모노리스는...
10년 전에 어떻게 이런 구성과 사운드가 나올 수 있었는지 감탄에 감탄. (뮤비는 또 어떤가...-.-)
언제 들어도 소름이 쫙 돋는...

참고로 부클릿에 나와있는 이 곡의 보컬 신경필은 바로 96년도의 윤종신...
요즘 쇳소리 나는 윤종신을 생각하면...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

3월 말인가 4월 초에 015B 싱글이 나올 예정이란다.
객원보컬도 정한 모양이고 한창 곡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다.
정석원의 새로운 곡들을 계속 들을 수 있다는 건 반갑고 또 반갑지만
정규 앨범을 기대하기엔 너무나 참혹한 이 상황이 어색하고 씁쓸할 뿐. -.-



Posted by punda

댓글을 달아주세요

  1. 2007.03.02 16:5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응.. 나도 이 노래 뮤직비디오 기억난다. 굉장히 잘 다듬은 티가 확 나는 음악.
  2. 2007.03.03 01:4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10년전 그리 빼어났던 감각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최근 7집 뮤비는 대박 실망--. 역시 돈인건가?ㅠㅠ
  3. 2007.03.03 13: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여기는 저작권을 기냥 무시하는...그래도 듣기는 좋다.
  4. 2007.03.03 14:2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래서 아주 맘에 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