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논쟁 : 3기 방송위원회 1년 - 평가와 제언
1. 표류하는 3기 방송위, 1년의 경과가 남긴 것
서정은 / <미디어오늘> 기자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와 매체 환경, 그로 인한 융합미디어 시대에서 방송위원회는 미디어균형발전이라는 큰 틀 속에 각종 정책을 날줄과 씨줄로 조화롭게 엮어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범한 3기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방송통신 융합 및 구조개편 과정에서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사회적 소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3기 방송위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출범 1년을 맞았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을 중심으로 방송통신융합 구조개편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됐고 한미 FTA 국면에서 방송 개방을 둘러싼 논의와 갈등이 숨 가쁘게 흘러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동순 상임위원의 술자리 발언 파문으로 방송위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방송정책의 중립성ㆍ공공성'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인TV 재허가 추천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권 눈치 보기와 소신 없는 늦장 정책,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지분 인수와 대주주 변경 승인, 콘텐츠진흥재단 이사진 인선과 관련한 의혹 등은 방송위의 전문성과 원칙, 투명 행정에 대한 회의론을 증폭시켰다. 전체회의 도중 의견 충돌이 생기면 일방적으로 자리를 뜨거나 고성과 폭언, 몸싸움을 벌이는 3기 방송위원들의 내홍과 파행에 대해서는 충격을 넘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냉소적인 시선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방송위원회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수술, 시민사회의 공공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출발부터 얼룩진 3기 방송위원회

방송의 공공성과 미디어 균형 발전을 조화롭게 풀어나가려면 무엇보다 미디어에 대한 종합적 사고와 이해를 바탕으로 방송 행정의 공익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송위원 구성이 절실한 과제다. 그러나 3기 방송위도 과거와 다르지 않게 전문성 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인선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시민언론단체와 방송현업단체, 전국언론노조 등은 방송정책을 수립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도덕성, 전문성과 대표성, 방송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정치적' 인물의 배제, 지상파ㆍ케이블ㆍ위성ㆍ통신 등 관련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는 '사업적 이해관계' 인물의 배제 등을 3기 방송위 구성의 원칙으로 제시하며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그렇지만 3기 방송위는 일부 방송위원의 부적격 논란에 휘말리며 출근 첫날부터 방송위 노조의 저지로 정상 업무에 돌입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를 겪었다. 1기와 2기 방송위원회와 마찬가지로 방송정책과 행정에 대한 전문성, 정치적 독립성,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정치적 독립성과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할 만한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문제 삼았고, 방송통신융합 시대의 정책 과제를 수행할 만한 식견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들이 없다는 점에서도 비판과 우려를 제기했다.

KBS EBS MBC 등 헛돌았던 방송계 인선

출발 과정부터 부적격 인선으로 얼룩졌던 방송위원회는 취임 한달 만에 이상희 방송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하고, 주동황 상임위원도 재산 형성 문제와 관련해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하는 등 불안한 항해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출범 이후 단행한 각종 방송계 인사 선임에서도 실패했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8월 KBS 이사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이사를 선임하고 추천하는 과정에서 사전내정설과 부적격 인사 논란으로 우려와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결국 방송위가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로 각각 추천하고 임명한 이수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김기도 전 방송기자클럽 회장은 끝내 사퇴하는 혼선을 빚었다.

곧이어 단행한 EBS 사장과 감사 선임 역시 언론계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왔다. 방송위는 지난해 9월 19일 교육부 행정관료 출신인 구관서씨를 사장으로 임명했으나 논문 표절, 자녀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렸고 EBS 내부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대로 정상 출근을 하지 못했다.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 팀장 전원의 보직 사퇴 및 업무 불복종, 직원 623명의 연대 서명 등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사태는 EBS 노사가 '사장 중간평가' 등 6개항의 노사합의서를 전격 체결하면서 두 달 만에 겨우 일단락됐다.

갈 데까지 간 '정파적' 방송위원들, 욕설ㆍ몸싸움에 퇴장까지

방송행정에 대한 전문성보다 정치적 고려에 의한 구성이라는 비판 속에 출발한 3기 방송위는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몰상식과 수준 이하의 행태를 드러냈다. 회의 도중 서로 물병을 집어던지고 욕설을 하는 구태와 추태가 밖으로 알려지면서 3기 방송위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방송위원회 노조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거침없는 폭언 작렬, 예측 불가 돌출행동, 초특급 눈물연기, 변화무쌍한 인간관계, 끝없는 반전과 암투, 노령이 무색한 느와르…. 드라마 홍보 문구처럼 들리는 이 말들은 9개월간 50회에 걸쳐 개최된 방송위원회 전체회의에 대한 평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24일 열린 3기 방송위 50번째 전체회의는 회의석상을 박차고 나가는 방송위원, 그의 빈자리에 대고 호통을 치는 방송위원, 아예 점심식사를 하러 말없이 사라진 방송위원 등 기본과 상식은 찾아볼 수 없었고 결국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중단됐다.

이같은 방송위원들의 돌출 행동, 내홍과 갈등은 방송위원회의 존재 이유와 미래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를 낳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 기구개편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 과정과 맞물려 '합의제' 기구인 방송위 체제의 정당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소신 없는 늦장행정' 경인TV 허가추천

방송위원회의 무소신과 무원칙, 늑장 행정의 전형을 보여준 것으로 지목되는 사례는 바로 경인TV 허가추천 문제다.

지난 2004년 12월 21일 iTV의 재허가 추천 거부로 지상파 방송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새롭게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그리고 이렇다 할 후속정책을 내놓지 못해 눈총을 사던 방송위는 2005년 9월 경인지역에 새 민방을 허가추천하기로 결정하고 경기북부를 포함하는 권역확대 및 연내 사업자 선정 계획 등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방송위는 이후 2006년 4월  28일 경인지역 지상파방송 사업자로 '경인TV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허가추천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당시 신현덕 경인TV 공동대표가 국회에서 경인TV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태가 복잡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백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면서 경인TV 주주간의 첨예한 갈등과 경영권 다툼 의혹, 맞고소 사태 등이 파생됐다. 방송위는 의혹이 터질 때마다 행정절차를 중단했고 허가추천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방송 허가 추천을 앞두고 각종 의혹에 휩싸여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경인TV 사태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청자 주권 회복'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송위를 상대로 조속한 허가추천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개국 지연에 따른 피해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방송위원회가 원칙과 소신을 갖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시민사회단체와 방송현업단체의 기자회견과 성명서가 줄을 이었고, 희망조합은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각계의 압박 여론에 고조되면서 방송위는 2006년 2월 경인TV 관련 소위원회를 구성해 법률적 검토를 진행했고, 3월 전체회의 정식 안건으로 허가추천 건을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방송위는 뚜렷한 이유 없이 두 차례나 허가추천 논의를 보류시키면서 경인TV 문제가 장기 표류 상태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당시 방송위는 허가추천을 보류하면서 몇 가지 원칙 없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 회장과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종결과 무관하게 허가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가 다시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바꿨다. 또한 '백성학 녹취록'의 편집·조작 의혹을 직접 검토하겠다며 허가추천 결정을 미루고 CBS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론이나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방송위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 청와대 외압설 등의 의혹이 난무했고 결국 방송행정에 대한 원칙과 소신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방송위는 지난 4월 5일 경인TV의 조건부 허가추천을 의결했다. "대주주가 방송법상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이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경인TV의 주식을 처분하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부여했다. 이런 내용이라면 방송위가 처음부터 소신을 갖고 예정된 일정대로 처리했어도 다르지 않았을 결과다. 결국 방송위의 늑장 대처로 불필요한 혼선과 소모적인 갈등을 가져온 셈이다.

'강동순 녹취록 파문' 정치적 독립성 훼손 대표 사례

지난 4월 공개된 강동순 상임위원의 녹취록 파문은 3기 방송위 구성 당시부터 제기된 우려와 위험이 빠짐없이 실체를 드러낸 축소판이다. 방송정책·행정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 공적 책무, 자질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 여론이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강동순 상임위원은 지난해 11월 9일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 새로 그려야 된다"는 등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방송 사업 전반의 고유한 심사절차를 담당하는 행정 주무기관의 상임위원(차관급)이 방송 사업을 준비했던 이해당사자와 '민감한 시기'에 만난 것 자체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강 위원은 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점, 따라서 지극히 사적인 모임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나 두 사람의 신분과 위치, 경인TV 허가추천을 앞두고 있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강동순 방송위원의 녹취록 발언은 CBS가 경인TV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방송위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 일부다. 이 녹취록에는 한나라당 몫으로 추천된 강동순 위원이 지난 2006년 11월 9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신현덕 전 경인TV 대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KBS 현직 간부와 프로덕션 사장 등 KBS 전·현직 인사들과 술자리를 갖고 나눈 대화들이 기록돼 있다.

강동순 상임위원은 3기 방송위원으로 거론되던 지난 2006년 4월 24일 자신의 방송위원 추천을 반대하는 단체들을 향해 "내 주장이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 있지만 나는 한나라당 사람이 결코 아니며, 만약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송위원이 되더라도 한나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오늘> 2006년 4월 26일)

그렇지만 녹취록에서 드러난 발언 내용을 보면 이와는 정반대다. 강동순 방송위원은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당에서 방송에 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조찬을 하더라도 서로 만나서, 당에서도 해달라고 하면 우리도 그걸 받아서 해야 하고, 우리 애로점이 있으면 당에서 이해도 해주시고 지원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강동순 녹취록' 파문에 대해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강 위원을 통해 3기 방송위의 양식과 전문성의 부족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사회적 주체들이 광범하게 참여해 방송위를 감시·견제하고 평가·검증하는 토론의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송위의 정체성, 방향성에 대한 점검이 총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제기로 볼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방송현업단체, 미디어운동단체 등 305개 단체들은 지난 5월 강동순 상임위원 사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방송의 공공성·독립성 수호를 위한 '끝장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 "강동순 방송위원의 발언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방송위 내부의 정치적·정략성에 대한 공공성의 개입이 매우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방송위 전반의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강동순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독립성과 공익성을 위반한 방송위원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정파적 구성으로 치닫는 방송위원 선임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강동순 위원의 녹취록 사태와 관련해 지난 5월 31일 "방송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적 책임성에 의문을 제기할 사태가 발생해 정치권, 시민단체와 국민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태는 방송위원회 탄생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방송법의 정신이 구성원 간에 충분히 지켜지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다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위는 "방송위원들의 문제를 제재할 윤리강령을 선포하는 한편, 이를 주관할 윤리위원회를 설치했다"면서 "앞으로 윤리위원회를 엄중히 가동해 정치적 편향이나 공적 책임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나아가 윤리특별위원회를 방송법상의 법정기구로 설치해 방송위원이 공적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 제재를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강동순 방송위원은 지난 5월 2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신료 인상은 국가보안법보다 더 예민하고 어려운 문제다" "정연주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말할 자격이 없고, 방송위는 수신료 인상 통과를 막을 능력이 없으며 국회가 오판할 경우 심각한 국민 저항이 일어날 것" 등의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TV수신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의 합당성 등을 심의·검토하게 될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론계의 빈축을 샀다.

3기 방송위에 대한 잇따른 '불신'

이밖에도 잇따른 내부 문건 유출, 심사위원회 구성에서의 공정성 논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선심성 의혹, 방송 공익성과 공공성 후퇴 등 3기 방송위에 대한 각종 불신과 문제는 쉴틈없이 쏟아지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인한 시청각미디어 분야 개방, 방통융합 관련 정책 마련 등 방송 분야의 중대한 문제와 의제에 대해 방송위가 일관되지 않은 정책으로 대응해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방송현업단체들은 3기 방송위 1년을 평가하면서 방송위원회의 인선과 구성에 있어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근본적인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위원 수를 늘려 방송위원회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고, 방송위원을 보좌하는 전문 보좌진 제도를 도입해 방송 정책과 행정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방송위원회를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마련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방송위원회 내부에 독립된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문제를 일으킨 방송위원들을 감시하고 제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나 방송법 자체에 방송위원을 처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요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방송위원회 행정의 투명성과 실질적인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방송위원들이 어떠한 정책적 결정을 했는지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해 책임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실효성 있는 평가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소리다.

3기 방송위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고 험난해 보인다. 이럴 때 일수록 초심과 용기, 지혜가 필요하다. 어렵다고 편법을 택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정파적 이념과 이해에 따라 원칙과 소신을 팔아치우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방송위원의 정책적 판단 하나하나에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 및 민주주의와 관련된 미래, 방송의 공적 영역과 보편 서비스의 확산, 디지털 시대의 수용자 복지와 시청자들의 이해가 직결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년 간 거듭했던 퇴보와 혼선을 하루빨리 바로잡고 방송위에 부여된 역사적 사명과 책무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다. 시청자 주권, 방송 공공성, 미디어균형 발전을 위해 국민을 대표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우리 사회 공익과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방송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서정은  <시민의신문> 기자 / <기자협회보>기자 / 현 <미디어오늘> 방송팀장

[열린미디어 열린사회] 2007 상반기호
ⓒ열린미디어연구소 / 발행인 겸 편집인 김중배

Posted by p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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