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책으로 나오다

2007. 3. 10. 02:12

[우리는 부패의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  김상조 정대화 조희연 외 지음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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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당정치연구소 기획.
소장학자 시민운동가 등 40여명이 참여해 엮은 책.

청탁을 받고 얼마나 고사했는지 모른다. 정말 진심어린 고사였는데...ㅠㅠ
99년 말...나이도 경험도 부족한, 사회생활 3년차...

게다가 여성 담당 기자였다고는 하지만 고작 2년도 안된 풋내기...
암튼 우여곡절 끝에 책이 나왔고 원고료를 대신해 8권의 책이 보내져왔다.

원고 수준이야...상상에 맞김. 20대 중반...뭔갈 토해내기엔 부족하고도 또 부족했을 때.
갠적으론 쟁쟁한 분들과 이름을 나란히 올렸다는 데 의의를...


[알라딘 서평] 이 책은 반부패의 사회적 합의와 시민의 공공적 감시가 없이는 부패의 확대재생산을 막을 길이 없다는 절박한 인식 아래 30~40대의 젊은 정치.사회 비평가 및 각 분야의 활동가 38인이 이뤄 낸 일종의 '지식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념의 파행성 및 시스템의 위기를 다룬 1부에서는 국가 운영의 시스템에 대한 현실 진단으로부터, 친미 사대주의, 반공주의, 성장 지상주의, 연고주의, 지역주의, 배금주의, 의식의 불감증, 이기주의 등 부패의 기층을 이루는 의식과 이념의 문제를 다룬다.

제2부에서는 그것의 정치적 제현상, 곧 1인 지배 체제의 비민주적 정당구조, 금전.흑색전.비방전으로 얼룩지는 선거풍토, 국회의 기능마비, 권력만을 좇아 옮겨 다니는 해바라기 정치 행태, 부패를 조장하는 행정 규제, 관료주의와 밀실거래, 권력의 시녀가 된 검찰, 전관 예우의 사법 풍도, 국방 비리 등을 하나하나 짚고 있다.

제3부에서는 언론, 재벌, 상류층, 촌지, 일등 지상주의 교육, 폭력문화, 사학비리, 외식문화, 노숙자, 가정 폭력과 가족의 파탄, 섹스 산업, 복지 재단 등 한국 사회의 '막가파'적 현실에 신랄한 메스를 가하고 있으며, 제 4부에서는 '국민이 주체가 되는' 개혁만이 이와 같은 정치.사회.문화의 총체적 부실을 바로잡는 유일한 처방전임을 강력히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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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 30분] 넥서스 실용팀 엮음 2004년8월

2004년 봄과 여름 (징글징글했던 무더위 절대 잊을 수 없다.)
직장 생활 다신 안하리라 마음 먹었던 시절...
백수 3개월째...계속 놀자니 안되겠고...뭘 하면서 먹고 살까 궁리하다 우연히 연이 닿아 출판사 구성작가 일을 시작했다.

들여다보니...서점에 쏟아지는 각종 실용서들...저자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작가들이 직접 다 쓰고 ***출판사 엮음, 어떤 책은 그런 것도 없이 감수 아무개...이런 식으로 나간다.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500~600만원씩(물론 그 이상도 있겠지...) 고료를 받거나 인세 계약을 해서 원고지 300~500매 분량의 책 한권을 작업하는 시스템이다.

어떤 주제로 책을 낼 건지 기획하고 자료를 수집하고...목차 잡고 원고 쓰고...이미지 또는 일러스트 챙겨주는 일련의 작업들은 과거에 취재하고 기사 쓰던 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르다면 매일 또는 주간 단위 마감이 아니라 긴 호흡...3개월 4개월 주어진 시간을 내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 (말이 좋아) 프리랜서~

버릇 남주나. 막판에 몰아치는 습성은 여전했다. 정해진 마감 맞추느라...푹푹 찌는 한 여름 밤...스팀 나오는 컴 앞에서 일주일씩 밤 꼬박 새고 ㅠㅠ (그때마다...나 이제 이 짓 안해!!!)

다시 출퇴근의 생활로 돌아가기 전까지 총 2권을 작업해봤는데 하나는 반신욕이었고 후속은 족욕이었다. 2004년 당시엔 정말 반신욕이 열풍이긴 했다...실용서가 주력인 넥서스에서도 (조금 늦긴 했지만...왜냐면 우리 책이 한참 디자인해서 인쇄 들어가던 무렵 타 출판사의 반신욕 책이 한두권씩 나오고 있었으니...) 나름 적절한 타이밍에 반신욕을 기획했고 처음 컨셉과 달리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차별화를 꾀했다.

일감을 받아들고 가장 처음 한 것은 모 포털사이트의 (회원수 많은) 반신욕 관련 카페에 가입하는 일. 그리고 모든 게시판의 글들을 모조리 훓는 것. 그리고 가장 많이 오가는 질문, 논쟁, 궁금증, 부작용, 효과, 사례들이 뭔지 싸그리 정리하기.
어차피 실용서라는게...세상에 널려있고 떠돌아다니는 각종 정보와 자료들을 원하는 컨셉에 맞게 모으고 골라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니...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걸러내는게 중요했다. 회자되는 각종 정보들 가운데...까리한 부분은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구하고...어찌됐든 첫 작업이었지만 책은 생각보다 훨씬 잘 나왔고...반응도 나쁘진 않았다. 5-6쇄까지 찍었단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출판 시장은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실용서의 경우는 1만부 팔리면 정말 잘 나가는 축에 속하는 거라고 했으니....


[족욕 10분] 넥서스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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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을 하고 나니...다음 책은 족욕으로 해보자는 주문이 왔다.
반신욕이나 족욕이나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궈 혈액순환을 시키는 것으로 원리나 효과는 마찬가지다. 내용이 중복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작업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터득해가는) 재미도 없고...중복되는 내용을 애써 피해가려고 하다 보니 진도는 더디 나가고 --.

아무튼 덕분에 2004년 봄과 여름은 이 책 두 권으로 진땀을 흘리며 시간을 보냈다. 내 이름으로 나온 책도 아니고...큰 의미가 있는 책도 아니지만...나름 부지런히 꾸물럭대며...세상에 뭔가를 내놓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도 될런지...어쩌면 그저그런 쓰레기 몇개만 더 보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예비 언론인을 위한 미디어 글쓰기] 당그래 박상건 엮음 2007년 3월


여기까지 이렇게 장황하게 책 이야기를 한 것은...오늘 사무실로 배달된 책 한권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만난 취재원이자 한 선배가...그동안 자기가 썼던 기사들, 성과물들을 잘 모아서 관리하는 일에 대해 언급한 것도 있고 해서...겸사겸사 기록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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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어찌어찌하여 지난해 말 쓰게 된 건데...회사 옮긴 지 얼마 안되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엄청 부담이었지만...여러 상황상 거절하지는 못했다.

참 웃긴 게...원고 보낼 때마다...민망하고 쪽팔린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데...정작 활자로 인쇄돼 나온 걸 보면 그럴 듯해 뵌다는 것이다. (어쩌면 제발. 부디 그럴 듯하게 보이길! 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ㅠㅠ)

불과 몇달 전에 쓴 글인데도 아득하게 느껴진다...
대학 신방과 학생들 교재로 쓸 목적으로 기획된 책이고 내게 할당된 주제는 '미디어전문기자의 역할' 이라는 다소 딱딱한 내용이었다.

여력이 됐다면 좀 재밌게 써도 좋았을텐데. 갠적으로는 이 바닥에 복귀한지 한달도 채 안된 시점에서 쓴 원고라 생생한 현장감이나 풍부한 사례들이 그닥 없었기도 했고...(그래서 2000-2003년도에 만났던 사람들, 사건들을 떠올려봤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는 상태에선 쉽게 끄집어내지는 것들이 없었다. 그저 가물가물...더 황당한 건, 3년만에 우연히 맞닥뜨렸을 때 단번에 서로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는 하는데 정작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는 거...상대는 내 이름과 회사를 기억하는데...난 도통 휴~ 그 때 그 난감함이란...) 아무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거창한 주제를 앞에 놓고 미디어기자란 뭔가를 떠들어대긴 했는데...다시 읽어보니...정작 나부터 되새겨야 할 내용은 아니던가...이런 반성을 하며 돌아오던 지하철 퇴근 길이었다....

Posted by p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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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효피디
    2008.04.2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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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대단하네. 책을 두 권이나 쓰고...두 권에 참여하고..짝짝
    미디어 기자 화이팅!
  2. 2008.04.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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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흐. 부끄.
    선배 족욕책 한권 주까? ^^
  3. 효피디
    2008.04.2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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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마음만 감사히!